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PUBLISHED 2008/09/22 02:24
POSTED IN 사랑을 말하다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늦은 밤이다. 요즘 나에겐 이른 새벽이다. 며칠 감성을 앞세운 야근을 했더니 블로그까지 근무태만이다. 하긴 블로그에 남겨야 할 글들이 대화를 앞세운 소통으로 머릿속에 포스팅되고 있었으니 사실 근무태만은 아닐 것이다.

이병률 작가의 <끌림>이란 산문집에 있는 글 한토막이 오늘 갑자기 생각난다. 작가는 세계 곳곳을 10년 동안 여행을 하면서 글을 적었는데 산문이기보다는 하나의 시집이다. 그곳엔 따뜻한 여행의 발자취가 시적인 언어로 가득하다.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란 글은 그곳에 있는 다른 글들보다 내 가슴속에 깊이 자리잡은 하나이다.

사랑을 벽에 걸어두지 말라고 말한다. 가만히 보고 있지 말고 함께 뒹굴고 부딪히고 소통하라고 일러준다. 기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해피엔딩이건 아니건 사랑에 대한 주저함은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그 무엇이다.

시간은 사랑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사랑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만지고,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내릴 곳을 몰라 종점까지 가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 보상이 없으며
오히려 핑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랑해라. 정각에 도착한 그 사랑에 늦으면 안된다.

사랑은 그런 의미에서 기차다.
함께 타지 않으면 같은 풍경을 나란히 볼 수 없는것.
나랑히 표를 끊지 않으면 따로 앉을 수밖에 없는것.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같은 역에 내릴 수도 없는 것.
그 후로 영원히 영영 어긋나고 마는 것.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우주를 바라보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세상을 껴안다가 문득 그를 껴안고,
당신 자신을 껴안는 착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 기분에 울컥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사랑은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은 당신에게 많은 걸 쏟아놀을 것이다.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 세상을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는 기적을
당신은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중략

사랑해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잃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있을 때만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며, 아름다운 사람이다.

이병률.

2008/09/22 02:24 2008/09/22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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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시 뭔가 있는 듯.........
    축하해요^^
    2008/09/23 16:36
  2.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진 말어. ㅎㅎ.
    공명을 일으켜줄 유일한 누군가는 세상이 분명 존재하는 법이니까.

    날씨 차다. 감기 조심.
    2008/09/23 18:17
  3. 이건 뭐... 들어올때마다 염장이십니다. ^^ㅋ


    노공님은 활발한 토론으로 밤을 하얗게 새우시고,
    첨맘님은 (아마도) 수업, 강연 준비로 그러하실테고,
    전 눈앞에 다가온 졸업을 하고자 바둥거리며 잠을 못자고 있네요. ㅋㅋㅋ

    가끔씩은 내가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시간이 나의 일들을 처리해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갈수록 시간의 흐름이 피부에 더 강하게 와 닿는데,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조금은 '시간의 흐름에 그냥 함께 흘러가자' 싶은 안일한 마음도 들고... ^^;

    이렇게 하루하루 흐르는 중에도
    매일 이메가는 뭥미;;같은 짓만 열심히 해대고 있고...
    노공님과 첨맘님의 깊이는 그 끝을 모를만큼 깊어지기만 하고...
    전 그냥 두 분이 만들어내는 샘물에 그저 목만 축이며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을이 오니 헛소리만 늘어가네요. ㅋㅋㅋ

    감기 조심하셔요. ^^
    2008/09/23 23:23
  4. 염장 아니구요.;;

    주말에 공주엔 다녀오셨나요?
    저도 가보고 싶은 맘 굴뚝인데 주말은 항상 시간내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네요;; 언젠가 꼭 함께해요.

    시간의 흐름에 나를 맡긴다. 멋진데요. 안일해 보이지 않아요. 자신감이 묻어나오는 포스란 생각이 드네요. 고민이 많으면 더디가더라도 올바르게 가는 거겠죠.

    노짱님 뵙고싶은 가을날입니다.아아..
    2008/09/24 09:29